[우리는 밴드의 파트너입니다] 나상윤 사람과공간 대표
수도권 임대료 상승 등으로 공동체공간의 둥지내몰림(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지역 자산을 다수가 공동 소유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이익이 지역 사회 전반에 흘러가도록 하는 시민자산화가 주목받고 있다. <사람과공간>은 강서지역에서 둥지내몰림에 처한 지역단체들이 시민자산화를 위해 2020년 5월 설립한 사회적협동조합이다. 사람과공간은 시민자산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재단법인밴드의 재무컨설팅 등 금융지원 등을 받고 올해 12월 시민자산화로 일군 건물에 입주를 앞두고 있다. 나상윤 사람과공간 대표를 통해 사람과공간의 시민자산화 과정과 사회적금융의 역할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

Q. 사람과공간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사람과공간은 시민자산화 방식의 공간 마련을 목표로 작년 5월 설립된 사회적협동조합입니다. 사람과공간을 설립하게 된 배경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14년 설립되어 지역 사회운동단체의 플랫폼 역할을 하던 '강서양천민중의집'이 입주해있던 건물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어요. 다행히 건물주와 협상이 잘되어 임대료를 조금 올려주고 5년 더 입주하는 조건으로 재계약을 했지만, 계약이 만료되는 5년 후에 대한 불안감이 컸죠. 2016년부터 안정적인 활동을 위해서는 ‘우리 건물이 필요하다’는 고민을 시작했어요.
고민에 탄력이 붙기 시작한건 이듬해 2개 지역단체가 같은 건물에 입주하면서였어요. 비슷한 고민을 하던 단체들이 모여 ‘힘을 모아 건물을 사보자’ 의기투합을 한거죠. 강서 아이쿱생협, 강서 나눔돌봄센터, 평등사회노동교육원, 빵과그림책협동조합 등이 함께 뜻을 모아주셔서 시민자산화를 목표로 한 사람과공간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Q. 시민자산화를 좀 더 쉽게 설명해주세요.
A. 시민자산화는 시민의 힘으로 공유자산을 만드는 운동입니다. 건물, 토지 등을 공동 소유하고 이익을 지역에 돌려주는 거죠. 대표적으로 경기 시흥 월곶 빌드와 영국 리버풀의 그랜비가 시민자산화의 성공사례로 알려져 있습니다.
Q. 시민자산화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A. 자금 조달이 가장 어려운 문제였죠. 서울의 부동산 가격이 워낙 높다보니 시민단체들이 엄두조차 내기 어려웠어요. 다행히 자금조달은 금융권 대출과 사회적 대출, 조합원 출자, 외부자원금, 크라우드펀딩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어요. 특히 사람과공간은 자기조합원 비율이 높아 참여한 7개 법인이 약 8억원을 모금했고, 주민 등이 참여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서도 7천600만원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보통 시민자산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나서는 큰 어려움이 함께하는 단체들 간의 갈등인데요. 다행히 저희는 시민자산화를 초기부터 고민했던 3개 단체가 많은 논의를 통해 갈등을 최소화했고, 나머지 함께했던 단체들의 경우도 내부 리더십이 안정되어 있어서 큰 이해충돌 없이 진행을 할 수 있었어요.

Q. 시민자산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다양한 도움이 있었을 듯 합니다.
A. 맞습니다. 우선 2019년, 2020년에 서울시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시민자산화 공모사업에 해빗투게더협동조합과 함께 사람과공간이 선정이 되어 진행 과정에서 필요한 비용, 정보 지원 등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시민자산화에 대한 구상단계에서 실행단계로 가는 기반을 마련해 준 셈이죠. 지원사업을 통해 소유 관련 법인격을 어떻게 할지, 부동산 매입 시 주의할 점. 자금조달에 대한 정보 등 종합지원 지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Q. 재단법인 밴드의 지원은 시민자산화 과정에서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A. 시민자산화를 추진했지만 정책금융이나 사회적금융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어요. 밴드를 만나면서 그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경로를 알게 되었죠. 더불어 시민자산화 이후 건물을 매입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재무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지원해 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Q. 시민자산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회적금융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우선 이러한 정책금융이 원스톱 서비스로 이루어질 수 있었으면 합니다. 다양한 지원이 분산되어 있다보니 여기저기 알아봐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중앙정부, 지방정부에서 시민자산화를 지원하는 다양한 제도들이 생겨났지만, 제도 정비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은 듯 합니다. 특히 시민자산화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문제가 굉장히 복잡했는데, 이러한 조세문제까지 고민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현재 서울시와 행정안전부가 대표적으로 시민자산화를 지원하고 있는데요. 시민자산화로 편성된 예산을 더 늘리거나 한 프로젝트에 지원하는 금액의 확대를 통해 더 많은 지역으로 기회가 확대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부동산 관련 종합지원이 가능한 지원기관 만들어져서 원스톱 서비스 제공은 물론, 이러한 문제 개선을 위한 정책 제언 등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Q. 사람과공간의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A. 현재는 매입한 건물을 리모델링 하는 중이고, 올해 12월에 입주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하 1층에 지상 3층의 건물인데요. 7개 단체가 입주를 준비하고 있어요. 7개 단체 중 6개 단체가 지역 기반의 활동을 하는 단체입니다.
사람과공간에서는 입주하는 단체들이 공간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은 물론, 시민자산화로 일군 건물인만큼 지역주민들이 자유롭게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입니다. 특히 지하 공간은 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해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저렴하게 공간을 이용하고, 그들이 만들어낸 예술활동을 주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합니다.
그리고 1~2년 후 운영이 안정화가 되면 지역 사회적경제가 더 활성화 되도록 추가로 시민자산화를 시도해볼 계획입니다.
